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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워, 꿈 속에서 현실 앞을 몇 바퀴나 돌았을 때가 있었다. 시간은 가고 생각은 많아지고 덥기도 무지 덥던 그날. 현실로 돌아가지 않을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터지는 폭죽이라던지, 수많은 인파라던지, 달콤한 너의 목소리라던지, 비에 젖은 풀냄새라던지, 어두운 주변에 멀 것 같은 눈이라던지, 틀어놓은 노래 소리라던지, 시야를 가리는 나무라던지, 창문 밖에 내놓은 손가락 사이로 넘치는 바람이라던지. 말하지 않아도 널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에 취해 너에게 고백했다. 


부담 없는 너가 좋다고. 그러니 제발 좋아하지 말아줘. 미안해. 

그리고 나는 꿈에서 깼다. 


너가 얘기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좋아해달라고 말하지 않아.

난 오늘이 계속 너의 꿈 안이길 바랄 뿐이야. 억지로 널 깨우려고 애쓰지마.


꿈 속에 파묻혀 현실로 돌아갔던 날. 현실이 그렇게 잔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너와의 꿈이 현실을 무디게 해줬기 때문임을 안다. 그렇게 나는 너의 잔인한 하루를 담보로 나의 현실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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