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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내려가는 길이다.

창가로 풍경이 빠르게 스친다.

왜 항상 기차를 타면 창틀 옆 자리인가 잠시 고민을 해본다.

이런 사소한 운은 타고나지 못한 탓이겠지.

기차가 출발하기 전, 옆 자리 아주머니는 창밖의 남자에게 손을 흔들기 바쁘다.

반면 나에겐 배웅해주는 사람이 없다.

뭐, 그래도 속상하거나 심심하거나 외롭지는 않다.



차근차근 여름이 다가오는게 느껴진다.

에어컨의 인위적인 시원함도 1년만이다.

아무리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들 산속에서 계곡 물소리 들으며 맞던 바람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어렸을 때 아버지는 나와 동생을 이끌고 뒷산에 자주 오르곤 하셨다.

지방에 살았다고 물가에서 고기잡으며 크진 않았지만, 뒷산을 오르며 풀냄새 나무냄새는 정말 많이 맡았었네, 싶다.

지금도 그 시원함과 새소리와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가끔 그리워지는 걸 보면 추억을 쌓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금 끄적이는 (이제 두 엄지손가락으로 글을 끄적일 수 있는 세상이다) 이 글도 언젠가 몇 년 뒤 열어볼 것이다.

20대의 청년이었던 나를 30대, 40대의 아저씨가 된 내가 마주할 수 있단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이런 생각으로 어렸을 땐 글을 많이 썼었는데 언제부턴가 이렇게 나를 종이로 옮기는게 거북해졌다.

(종이가 아니지 참... 아 옆에 과자냄새 좋으다.)

함께 글을 쓰기로 한 사람들 덕분에 잊고 있던 즐거움을 되찾은거 같다.

다행이다.

요 몇 년간 살아왔던 것처럼 살아가다간 불만으로 가득찬 못나고 메마른 사람이 되었을텐데.

주위에 이만큼 고마운 사람들이 있단 게 어찌나 다행인지.


기차가 서행한다. 천천히 집으로 간다. 가족들이 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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