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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갈 때 꼭 그 갯수를 세어야만 한다든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층과 층 사이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잰다든가 하는 아주 사소한 강박은 일상을 일상답게 만든다.

이런 일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나를 휘젓는 생각들은 그 나름대로 또 하나의 장애다. 이 생각들로 내 일상이 뒤덮인다. 내 일상을 가린다. 아낌없이 일상을 내어주고나면 한숨 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다시 수를 세기 시작한다. 강박이 강박의 꼬리를 무는 무한 악순환.

그래서 뭐 아무튼... 강박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은 불안에 계속 노출시키는 거라고 한다. 그리고 그 노출 때문에 나타나는 강박을 환자에게 인지시킨 후 강박적인 행동을 못하게 만든다. 이게 뭐 거지같은 치료법이야. 불안에 계속해서 노출시키다니. 이 이야기를 친구한테 듣고 생각만으로도 괴로워 차라리 약을 평생 먹겠다고 답답해한 적이 있다.

사소한 강박이다.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의 그런 소소하고도 미미한 강박. 그런데 요즘 점점 나의 사소한 일상에 익숙해지는 것이 무섭다. 일상이 되지 말아줘. 차라리 일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그 거대한 생각들이 되어줘. 일상이 더 무서워. 너가 일상이 될만한 강박으로 자리잡는다면 불안에 노출되서라도 지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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