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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시도때도 없이 널 칭찬했었다. 너에게 듣기 좋은 말을 계속 들려주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실은 너에 대한 내 마음이 계속 삐져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앙증맞은 콧잔등을 쓰다듬으며 귀엽다 말했고, 잡으면 그저 쏙 들어오게 작은 손을 잡으며 따뜻하다 얘기해주었고, 창바지를 입은 뒷태를 보고선 오늘따라 날씬해 보인다 했었다. 그러다 어느 날 걱정스런 마음에 말했었다. 너 이러다가 칭찬에 무뎌지는 거 아냐? 난 정말 내 진짜 마음을 얘기해주는 건데, 내가 너 듣기 좋으라고 칭찬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이런 식의 이야기였을거다. 그 당시의 네 대답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알던 너라면 그냥 웃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폰을 들여다보다가 메모 하나를 발견했다. 메모는 칭찬에 무뎌질까 걱정할 때 조금은 다행스러워했다는 걸 아느냐는 내용으로 매우 짧았다. 한창 너와의 데이트에 설레였던 어느 날이었을까. 아니면 헤어지고 멀어져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묘하게 공존하던 그 때 그 날 이후였을까. 그 때가 언제였든지, 지금까지도 메모 내용은 이해되지 않는다. 어째서 그 때의 너는 나의 말에 안도했을까. 결국 내가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린 헤어진걸까.

눈을 돌려 가만히 살펴보면 아직도 남아있는 너의 모습이 보인다. 너는 없지만 너의 온기는 남아있다. 그래도 점점 바람에 쓸려 바래져가는 널 느낀다. 이러다 미래의 언젠가, 너는 그저 아 그런 이름이 있었지 라는 짧은 탄식으로 바뀔 것이다.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난 이미 그런 날이 올 것을 알고 있다. 너 또한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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