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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나는 숨바꼭질을 좋아해

숨는 걸 좋아한다기 보다는

숨기는 걸 좋아하지 

누구를? 나를.

나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아선 안돼

나에 대해서 다 알아버리면

내가 생각보다 별로인데다 별거 없는 사람이라는 게 들통나 버려서

누구든 분명 실망하고 곧 언짢아질거야

그건 그다지 유쾌한 일도 환영받을 일도 아니고

그런 헛된 일은 아무도 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게 가능한 유일한 사람은 나만이 돼야지

혹시 내가 어디있는지 알더라도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으면 절대 아는척을 해선 안돼

근처에 와서 서성대는 정도는 괜찮지만

내가 숨어있는 곳까지는 오면 안돼

말했잖아 나는 나를 숨기는 걸 좋아한다고.

오해마 너에게서 숨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내가 날 숨기는 걸 좋아하는거야

네가 술래인 것 같지만 실은 내가 술래인 거 혹시 눈치챘어?

내가 나를 숨게 만들거든

그렇니까 알았지 절대 아는 척을 해선 안돼

네가 나를 찾아내면 나는 너로부터 멀리 도망쳐야할 거야


전혀 다른 곳에서 

나를 생각하면서 웃고 있으면 내가 짠하고 나타날게


그러면 너도 나도 행복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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