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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해요. 우리의 기억을 빌미로 날 사랑해달라 하지 않을게요. 추억은 아무 힘이 없어요. 눈이 잘 보이지 않았어서 그때의 당신 눈빛이 흐릿해요. 그만큼 당신도 흐릿해요.

그치만 나, 사실 눈으로 나의 큰 마음을 당신에게 말했었는데 알아차렸을지 모르겠어요. 어설픈 말투와 눈짓과 몸짓으로 우리를 시작했을 땐 설렘을 말했어요. 볼에 홍조를 띨 것만 같은 부끄러움도 말했구요. 우리의 단어가 서로에게 배어들어갔을 땐 배려를 속삭이기도 했었죠.

그냥 이런 느낌들만 남아있어요. 당신의 얼굴도 시선도 단어들도 기억나지 않아요. 간지러운 느낌들만 남아 날 어지럽게 해요. 엎질러진 일들이 흩어지고 결국 그걸 주워 모으는건 내 몫이죠. 추억은 아무 힘이 없는데도 바보같이 또 추억을 원해요.



더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힘이 없잖아요. 당신의 숨결에 지치다가도 결국 당신의 숨결에 힘을 얻어요. 당신은 나 말고도 힘을 얻을 곳이 많은데. 혹시나 그 많던 힘이 다 빠져서 위로 받을 곳이 필요하면 내게 와요. 안아줄게요. 그대의 안쓰러운 눈빛을 내 품에 담아 우리가 함께 흐트러질 때면 그 잿가루를 주워담아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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