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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바라보게되는 그림이 있어. 일상에서 시를 발견하는 너의 눈이나 나에게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려는 너의 오물거리는 입술같은 것들.

내 렌즈를 통해서 그 오물거리는 입술이 녹화되는거야. 오디오는 점차 사라지고 비디오만 남아. 1초에 24프레임씩 나뉘는 너의 그 오물거리는 입술에 내 입술을 살포시 얹는거야. 1/24초 동안 널 사랑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에.
그러니까 설명하자면 이런거야. 1/24초 동안은 널 10중에 10만큼 꽉꽉 채워서 사랑해. 딱 한 프레임만큼만. 그 다음 프레임으로 넘어가는 동안 너에게 키스하고 우린 서로의 사랑을 확신해. 아쉬우니 그 시간은 23/24초라고 치자. 그리고 1초가 지나서 우린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에 안도하게 돼. 그럼 난 1/24초 동안에 널 5만큼 사랑하게 돼. 좀 식은거지, 딱 한 프레임만큼만. 내가 사라질 위험도 줄어들었으니까. 아마 그 사이에 오디오도 돌아오고 널 녹화하는 것도 멈추고 싶어질거야.

이것봐. 난 지금까지 1초, 하고도 1/24초만큼만 얘기했을 뿐인데 나를 사랑하는 정도가 글을 읽을 때마다 달라지잖아. 너의 눈에 녹화되는 나는 어떤데? 날 사랑하는게 느껴지는 그 순간 키스해줘. 그럼 그 순간이 너가 녹화하려는 그 순간이었다고 생각할게. 기꺼이 너의 한 프레임이 되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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