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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이 어두웠다
젠장 맞게도
미약하던 달빛마저 구름에 가리워졌다
숲은 우거졌고
입에선 입김이 길게 나오는데
이 놈의 길은 언제 끝날지 도통 모르겠다
한참을 걸었다
발끝은 이미 감각을 잃었고
장갑도 무의미하다
숲이 끝나자
강이 나타났다
달은 구름에 가리웠지만
억지스럽게도 빛을 냈다
아주 미약한 달빛이
강이 얼어있음을 이야기했다
건너편에 이 달빛만큼 미약한 불빛이 보이는 듯 했다
조심스럽게
얼마나 얼어있는지도 모르는 그 강에 한 걸음 내딛었다
살금
살금
발이 닿을때마다 얼음은 귀찮다는 듯
짜증내며 소리냈고
다행스럽게도 몇 발자국 가는 동안 큰 소리 없이
녀석은 짜증만 내며 참아주었다
우지쿵
멀리서 큰 소리가 들린다
대체 어딘지도 가늠할 수 없다
쫘아아악
망할 놈의 강물이
제 머리를 덮은 얼음이 귀찮아진듯
큰 소리 내며 일어나려 한다
얼음은
도통 짜증만 내던 얼음은
어디선가부터 큰 소리를 내며 부숴지고 있다
어느 방향인지 알 수 없다
뛰면 더 큰 충격에 바로 가라 앉을 수도
그 얼음 밑에서 죽어버릴 수도 있다
돌아가는 길이 어디인지
앞에 보이던 불빛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다
그저 알 수 있는 것은
얼음이 깨지기 시작했다.
by. MDONG 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