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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비 오는 날을 좋아해?"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조금은 뜬금없이 네가 내게 물었다.
우산을 나눠쓰던 우리 사이에
차가운 공기가 조금씩 서렸다.

너에겐 비를 맞는 내 모습이
꽤나 좋아 보였던 걸까?


"음... 잘 모르겠어.
비 맞는 건 싫은데
실내에서 비 내리는 걸 보는 건 좋은 것 같아.
넌 좋아해?"


어쩌면, 나는 너의 대답이 궁금했다기 보단
너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아니. 난 원래 비 오는 날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오늘은 좀 다른 것 같네."

"왠지 물어봐도 돼?"

"그냥.
나도 잘 모르겠는데
오늘은 왠지 나쁘지 않은 느낌이야."


말을 마친 뒤 너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
무언가 의미라도 담고 있다는 듯이.

그렇게 말없이 10분쯤 걸었을까.
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
도시의 적당한 소음.
너와의 기분 좋은 침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조심히 들어가."

"응, 연락할게."


이윽고 못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비 내리는 차가운 날씨에도 마음만은 따뜻해졌던 건
나뿐만이 아니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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