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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창문으로 스며든 바깥 불빛이 거실 천장에 길게 가로 누웠다. 미동도 없는 그 자취를 보며 남자는 그저 멀뚱멀뚱 눈만 껌뻑일 뿐이었다.

남자는 고개를 천천히 돌리다 벽걸이 시계에 눈길이 닿았다. 갑자기 시계의 초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똑. 딱. 똑. 딱. 일정한 간격으로 내뱉는 시계의 신음에 남자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무 생각없던 산 송장같던 그에게 삐오쓰 삐오쓰하며 울어대던 매미의 소리가 그제야 들렸고, 귀가 트이니 겉으로 내어둔 뱃살 위로 스치는 밤바람의 시원함도 느껴졌다.

남자는 갑자기 이 기분을 어디에라도 남기고 싶어졌다. 그래도 선뜻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는데, 그도 그럴것이 몇 시간 째 거실 바닥에 누워선 줄창 천장만 봐댔으니, 이미 몸이 스르륵 녹아내려 바닥에 껌딱지처럼 붙어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움직이지 않으려는 손을 억지로 들어 스마트폰을 잡은 것은 이 순간이 나름 행복해서였다.

아! 남자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고 다시 잠을 청하려한다. 끝마무리를 황급히 지어버린 이유는 쓸 말을 다썼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님 누운채로 들어올린 팔이 저려와서일까.

좋은 밤이다. 아까운 새벽이 이렇게 또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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