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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나와 살아서였을까. 아니면 감성보단 이성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서였을까. 싸가지 없었던 사춘기 시절, 제대로 그를 가르쳤던 사람이 없어서였을까.

유난히 가족에 대한 정이 메마른 남자가 있다. 애뜻한 감정보단 동료같은 느낌. 그리움보단 때가 되면 내려가야한다는 의무감. 뉴스에서 주요인사의 가족이 일을 치면 자신의 선택이 아녔던 이들 때문에 고통받는구나, 라는 생각이 우선했던 그.

그렇다고 가족들이 그의 발목을 잡거나, 그가 가족들을 짐처럼 생각하는 건 전혀 아녔다. 오히려 남자는 이런 사람들이 그의 가족이라 다행이라 여겼다. 단지 그는 가족이라면 어련히 이래야 되지 않느냐는 이상적인 모습에 비추어보았을 때, 자신의 감정, 모습이 너무 회색빛이지 않은가하는 걱정이 많았다.

그런 그라도 가족과 함께 있을 때면 일종의 정을 느끼긴 느꼈는데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가족에 대한 소속감일까 생각하곤 했다.

그런 그에게 언제부턴가 미션을 던져주는 친구가 생겼다. 집에 내려갈 때면 부모님께 사랑한단 얘기를 하라던지 쪽지를 남기고 오라던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보란거다. 남자는 간지럽다며 툴툴대면서도 그 미션을 하나하나씩 수행해나갔는데, 그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했다.

가족에 대해 너무 소홀한 거 아니냐며 면박주는 친구들은 많았지만 - 그럴 때마다 그는 자신은 경상도 남자라 그런거 못한다는 변명만 반복해서 해댔다. - 이런 친구는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이러한 미션들로 인해 그의 가족에 대한 행동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그건 너무 드라마같은 일이지 않나.

나는 앞으로도 그의 모습이 그리 바뀌진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훗날 그가 새로운 가족을 꾸린다면, 아마 조금은 다른 모습일 것이다. 일단 그의 부인은 그가 선택한 사람일테니, 후회하든 감사해하든 그는 그의 결정에 온전한 책임을 질 것이다. 어쩌면 아비가 된 후의 그는, 지금에 비해 더 애틋해질 수도 있겠다. 두고볼 일이다.

가족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 안에서 그는 가족을 그리며 아메리카노를 쪽쪽 마셔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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