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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밤
너는 집에 가기 싫다고 했다.
지하철을 타고 너희 집 근처로 갔다.
편의점에서 작은 캔 커피를 사
사람 하나 없는 동네 놀이터에 앉았다.
가만히 앉아있는 내게
너는 무어라 말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말에 집중했다.
너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하며 너는 울기 시작했다.
캔은 열리지도 못한채
차갑게 식었고
대신
네 얼굴은 눈물로
뜨겁게 열이 올랐다.
서러웠다.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
우는 널 바라보는 것도
무어라 말을 꺼낼 수도 없어
내 손 끝만 바라보며
그냥 앉아있었다.
내 게으름이
지금의 무능한 나를 만들었고
우는 네 앞에서
지금의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었음이
슬펐다.
그러다
용기를 내서 널 안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널 안아주는 것 뿐이라는 것을
깨닳을쯤에.
주머니 속 손수건을 꺼내
네 눈물을 닦았고
다시 널 안았다.
내 품에서
태어나서 한번도 울어본 적 없을 것 같던 네가
한참을 울었다.
내 부족함이
결국 널 울게 만든 것이라는 것까지 내 생각이.닿았을때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함께 울고 있을때
너의 울음은 줄고
날 안아주었다.
울던 네가 날 안아줬을때
따뜻함을 느꼈다.
네가 우는 동안 아무것도 해줄 수 없던 내가
네 품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그 간사함이
나를 눌렀다.
시간이 흘렀고
난 여전히 무력하다.